◆ 레이더M / 대한민국 PEF열전 ⑧ 스틱인베스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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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은 2017년 10월부터 신사업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이상현 파트너를 파견해 1년 반 동안 집중적인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펼쳤다. 먼저 쿠프마케팅 초기 성장을 이끈 인사를 각각 최고경영자(CEO)와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승진시켰으며, 티켓몬스터와 KG모빌리언스 출신을 각각 임원으로 영입하며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데 주력했다. 투자 전문가도 외부에서 기용해 디지털 광고 대행사를 인수하고, 태광그룹에서 도서문화 상품권 사업 인수, 인도네시아 로컬 기업 인수 등의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2017년 2730억원에 불과했던 거래금액(GMV)은 연평균 50%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1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336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 상품권, 전기차 충전 상품권 등 경쟁 사업자가 갖지 못한 고유 상품을 확보한 것이 쿠프마케팅 강점으로 꼽힌다. 혁신금융서비스를 획득한 마이크로·미니 보험사인 쿠프파이맵스를 설립해 향후 신성장동력도 마련했다. 쿠프마케팅의 선전을 벤치마킹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며 국내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 전체 규모는 지난해 4조원(업계 추정치)으로 4년 만에 4배 이상 커졌다.
스틱이 누적 AUM(운용자산) 5조원을 넘는 국내 상위권 PEF 운용사임을 고려했을 때, 정보기술(IT) 업체에 대한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AUM이 커질수록 고성장 기업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적인 소비재와 중후장대 업종을 겨냥한 보수적 투자에 관심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틱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창업자인 도용환 회장은 1999년 스틱IT투자를 설립해 벤처기업 투자로 전문성을 다졌다. 초창기부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내공을 다진 덕에 대형 PEF 운용사 중 IT 기업 발굴과 육성에 가장 역량 있는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IT 투자에서 스틱이 거둔 성과는 쿠프마케팅뿐만이 아니다. 2010년 MDS테크놀로지(현 한컴MDS)에 467억원을 투자해 2014년 923억원을 회수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기업인 MDS테크놀로지를 인수한 후 국방용 하드웨어 생산 업체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을 볼트온(유관 기업 추가 인수)하고 판로를 확장하며 기업가치를 높였다. 또 IT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도 2018년 1039억원을 투자해 2021년 9611억원을 거둬들였다.
스틱은 최근에도 IT를 중심으로 시장 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에 꾸준히 신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1월 스틱이 85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한 알스퀘어(법인명 부동산다이렉트)는 전국 20만여 개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를 보유한 프롭테크(부동산 정보기술) 기업이다. 스틱은 불투명성이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산업에서 알스퀘어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투자했다고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캐로셀에도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하며 이사회 1석을 확보했다. 스틱은 국제적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 일본 온라인 쇼핑
스틱은 사모신용펀드(PCF) 부문 신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조성할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 3호는 모금 목표를 2조원 후반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조2200억원 규모였던 SSF 2호의 2배 이상이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