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며 크레디트 채권 시장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축된 회사채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이달 중 수요예측을 준비하는 기업은 삼성물산, 파주에너지서비스, KCC 등 총 3곳이다.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던 현대건설은 시기를 3~4월로 보고 있지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올해 초 기업 수십 곳이 회사채 발행시장 문을 두드린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연초 효과가 일찍 끝난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국제 정세 불안이라는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크레디트 채권 수요가 더욱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급등에 따른 미국의 매파적 통화정책 스탠스, 추가경정예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이슈 혼재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크레디트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디트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66bp(1bp는 0.01%포인트)를 나타냈다.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지난 1월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개시되는 '연초 효과'로 인해 한때 55bp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2월 들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는 통상적으로 기업들의 자
김 연구원은 "크레디트 투자심리가 회복되려면 우선 시장 변동성이 진정되고 시장금리 상단이 확실하게 확인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근원적으로는 급등하고 있는 물가가 진정돼야 크레디트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