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철수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회계법인들도 반전(反戰)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해외 파트너사들이 러시아 시장 철수를 발표하자 이에 발맞추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9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삼일PwC는 전쟁 관련 위험 지역에 파견된 직원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또 기부금을 모금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피해자들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삼정KPMG는 지난 8일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 아동과 가족을 위한 긴급구호 기금 5만 달러를 국제 아동구호기구인 유니세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교태 삼정KPMG 회장은 "전쟁의 위협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구호를 위해 기부에 나서게 됐다"며 "안전과 평화를 기원하는 삼정KPMG 임직원의 따뜻한 위로가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회계 업계 관계자는 "회계 업계의 러시아 시장 철수는 그곳에서 영업하는 전 세계 기업들의 회계감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로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전 세계 회계기업들의 반전 움직임에 동참하자는 게 회계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EY한영회계법인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도 비슷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글로벌 회계법인 '빅4(Big Four)'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국제적인 제재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KPMG와 PWC 두 곳이 먼저 "러시아에 진출한 자사 회계법인들 및 자회사들과의 관계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특히 KPMG는 러시아를 돕는 벨라루스에서도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두 나라에 4500명 이상의 현지 직원들이 있는 KPMG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힘든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 공격에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PWC 역시 러시아 현지법인에 3700명의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곳도 반전 행렬에 동참했다. EY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 및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태를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인도주의적 참사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군사 침공은 EY의 핵심 가치에 반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며, 글로벌 조직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각국 정부들과 협력하여 제재 조치를 준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딜로이트 역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의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지역의 딜로이트 직원은 3000명에 달한다. 딜로이트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동료들과 그 가족들의 안녕을 염려하고, 유럽 전역에 인도주의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글로
[김명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