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선 어느 정치집단이 정권을 잡든지, 즉 당선인이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대선 이후 국내 증시는 대체로 하락하는 경향을 띤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4번의 대통령 선거일이 지나고 코스피 평균 등락폭은 1개월 후 -4%, 3개월 후 -7%, 6개월 후 0%, 1년 후 -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번의 대통령선거는 16대(2002년 12월 19일·노무현 대통령 당선), 17대(2007년 12월 19일·이명박), 18대(2012년 12월 19일·박근혜), 19대(2017년 5월 9일·문재인)다.
오히려 대선 한 달 전 코스피 등락폭이 16대 0%, 17대 -2%, 18대 6%, 19대 7% 등으로 대체로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준호 흥국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통령직선제가 시작된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사례부터 살펴볼 경우 7번의 사례에서 취임 첫해 코스피 상승률은 20%에 달한다"면서도 "현재와 같이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커진 시점인 2000년 이후 최근 4번의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3회(17·18·19대) 또는 4회(16·17·18·19대)의 대통령 취임 첫해 평균 코스피 등락률은 각각 -12%, -2%로 오히려 하락했으며, 최근 2회(18·19대) 등락률은 2% 상승에 그치는 등 대통령 취임 첫해 강세는 과거의 현상이고 최근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처럼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허니문 랠리를 기대할 수 없으며, 현재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와 긴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한 경기 부양책을 펴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은 향후 경제와 주식시장의 방향을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으며, 시야를 시장 전체가 아닌 업종으로 좁힐 경우 투자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행정부가 관심을 두고 지원하고자 하는 산업은 전체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다"며 "대선과 주식시장을 연결시키기 위해선 각 정당과 후보자가 가진 생각을 어떤 공약과 정책으로 구체화할지에 이목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주요 대선후보가 선거 기간 제시한 공약 중 일치하는 분야로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한 공약이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고용과 직결되는 창업 지원, 부동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개인투자자 보호 및 지원 등을 꼽았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