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 주유기에 유가 폭등에 대한 불만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조롱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3.72달러(3.2%) 오른 배럴당 119.40달러에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5.10달러(4.32%) 상승한 123.21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는 전날 장중 한때 13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독일이 대러시아 제재에서 에너지부문을 제외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고, 미국이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베네수엘라와 회담을 가진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와 증산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8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도 원유 관련주가 줄줄이 내렸다. 정유대장주로 꼽히는 에쓰오일(-1.82%)을 비롯해 포스코인터내셔널(-8.37%), 극동유화(-7.37%), 흥구석유(-5.38%), SK이노베이션(-1.46%) 등 대부분이 전날의 상승폭을 반납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상승률은 여전히 높다. 이 기간 에쓰오일(12.90%), 흥구석유(16.73%), 극동유화(7.41%), 포스코인터내셔널(4.00%), SK이노베이션(0.50%) 등 모조리 강세였다.
원유 관련 펀드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삼성 WTI 원유 특별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6.07%로 집계됐다. KODEX WTI 원유선물 ETF(26.81%)와 TIGER 원유 선물 ETF(26.70%) 등도 20%대 수익률을 달성했다.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12.08%) 역시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JP모건은 올해 유가가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러시아산 원유 수출입이 막히면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관련 이슈는 인플레이션과 직결되는데다가 러시아가 전 세계 석유 수출량 11%를 책임지는 주요산유국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지난 2014년 돈바스 전쟁과 2018년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사례를 참고하면 현재의 유가 수준이 3~7개월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원유의 높은 가격 레벨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 매수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매도 시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유가가 단기간 이례적으로 폭등했고,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하락장세이기 때문이다. 또 기름값이 치솟으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주요 국가들이 유가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핵 협상 타결 등 미국의 계획이 차례대로 성사될 시 유가는 단계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공급 이슈와 별개로 글로벌 경기가 정점을 통과한 상황에서 후행적으로 반영될 수요둔화 역시 가격 하락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투자보다는 ET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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