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통신장비주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에서는 5G 장비주의 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대용 무선통신 장비 생산업체 RFHIC는 지난 4일 1.56% 오른 2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는 3.53% 올랐다. 이동통신 시험·계측장비를 만드는 이노와이어리스(0.50%)와 이동통신용 광중계기 생산업체 쏠리드(3.07%)도 이달 상승세를 보였다.
5G 장비주 주가는 지난해부터 답답한 흐름을 이어왔다. 국내 통신사들의 5G 투자와 해외 수주 기대감으로 2020년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탔지만 지난해 초 하락 전환 뒤 반등에 실패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AT&T, T모바일 등 미국 통신사와 계약 체결에 실패하면서 수주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후 각국의 5G 투자가 지연되면서 5G 장비주들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5G 장비주가 지난해 4분기 깜짝 호실적을 보여준 데다 해외 매출 증가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9% 늘어난 95억원을 기록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쏠리드도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 기대치를 웃돌았다. RFHIC는 35억원으로 아쉬운 성적을 냈으나 자회사 상장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 꼽힌다. 4분기 실적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을 주목하라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5G 장비 업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주 성과를 거뒀다"며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는 데에 2~9개월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이들 업체들이 급격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익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5G 주파수로 사용되는 3.5GHz(기가헤르츠) 대역 투자가 올해 미국에서 본격화하는 영향이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버라이즌과 위성 TV 업체 디시네트워크 등에 장비를 공급할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해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점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또한 국내 통신 3사가 코로나19로 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김홍식 연구원은 "올해 2~3분기에는 대다수 업체들의 실적 호전 추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조차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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