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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하나은행] |
# 직장인 B씨는 연일 폭락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을 쳐다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난다. 대형 우량 종목에만 투자했는데도, 수익률이 순식간에 반토막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도 더 폭락할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오면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이에 B씨는 "손절매를 해서라도 일단 안전한 은행쪽으로 돈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주식·가상자산(코인)·부동산 시장 등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중에 '갈 곳을 잃은 돈'이 급증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717조6545억원으로 전월(700조3291억원)에 비해 17조3254억원 급증했다. 해당 수치에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 Money Market Deposit Accounts)이 포함돼 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지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 즉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통상적으로 주식, 가상자산(코인) 등 투자 여건이 좋지 않으면 요구불예금 통장에 쌓인다.
당분간 요구불예금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3차례 정도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현 1.25% 수준에서 묶었으나 빠르면 4∼5월 다시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4개월 연속 3%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등에 대응하려면 올해 상반기 한 차례를 포함, 연말까지 2∼3회 추가 인상이 유력시 되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 등 투자대기 자금들이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회담을 통해 사태가 진정돼 주식시장이 살아나면 시중자금이 다시 은행에서 주식 시장으로 빠져 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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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매경 DB] |
한편 5대 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2월 말 기준 1792조860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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