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이충우 기자] |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주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시장 환경에서 대표적인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공세가 집중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4일까지 7만2300원에서 7만1500원으로 1.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47% 오른 것과 대비된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인 최근 2주간을 보면 삼성전자와 코스피간의 수익률 격차가 더 크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3.76% 하락한 데 반해 코스피는 1.12% 빠지는 데 그쳤다.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한주간을 보면 삼성전자는 0.42% 하락, 코스피는 1.40%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27조원으로, 코스피 시장 전체의 20.03%를 차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NAVER 등 시총 2위부터 8위까지 7개 종목을 합한 시가총액보다도 더 크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오르면 코스피도 오르고, 삼성전자가 떨어지면 코스피도 빠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코스피가 따로 노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삼성전자에 집중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각각 4832억원, 5399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 이 기간 순매도 1위 종목이 삼성전자다. 외국인 순매도 2위 LG에너지솔루션(2833억원), 기관 순매도 2위 SK하이닉스(1501억원)과도 큰 격차가 있다. 최근 2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388억원, 기관 투자자는 824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외국인은 31.4%, 기관은 65.5%가 삼성전자 한 종목의 순매도액이었던 셈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하락은 회사 개별적인 이슈 탓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 성장주에게 불리한 투자 환경이 조성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최근 2주간 1.32% 하락했다. 이 기간 나스닥은 0.18%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저평가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올 2분기 내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저평가 영역에 진입해 악재가 상당부분 반영됐다"라며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애플, TSMC 대비 0.4배, 1.6배 수준이나 현재 시가총액은 양사 대비 0.13배, 0.64배 수준에 머물러 있음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실적 컨센서스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러시아
이어 "최근 금리 상승 우려로 지난해에 받았던 밸류에이션 상승분을 이미 모두 반납했다. 실적 컨센서스 상승 전망을 주가가 반영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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