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우크라이나 침공 ◆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격화되며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이 1년9개월 만에 1210원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저 123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204.6원)보다 9.6원 하락한 1214.2원에 마감했다. 원화값이 10원 가까이 떨어진 건 작년 12월 20일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원화값이 9.9원 하락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날 1208원으로 출발한 원화값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원자력발전소가 러시아군 공격을 받고 불이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락폭을 키우며 1210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방사능 수치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원화값은 오후 들어서도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이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하며 서방국이 더 강력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외환시장이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줘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서방국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에 나서며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전쟁이 이를 부채질하며 달러 매수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은 당분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변동성을 높여갈 전망이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타협점을 찾는 게 쉽지 않아 원화값 저점을 1230원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적극적인 긴축정책 가능성을 시사하며 달러가치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3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려가지 않으면 향후 여러 회의에서 그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며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화값 하락에 따라 수입 물가가 오르며 물가 상승 압력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