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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스닥에 상장한 '밸류언스머저1' 스팩(SPAC) |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계 금융가들이 주축이 돼 조성한 '밸류언스머저1(Valuence Merger Corp. I·VMCA)' 스팩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해 지난 1일 거래를 개시했다. 기관투자자의 자금 납입은 지난 3일 완료됐다. 주식에 부여된 코드(티커)는 'VMCAU'다.
지난 1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던 밸류언스머저는 2월 상장을 목표로 일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상장 예정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과 맞물리자 주관사단은 불가피하게 일정을 미루고 적기를 기다렸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는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밸류언스머저는 기관들에게 수요가 넘칠 경우 주식을 추가 발행할 수 있는 초과배정이 부여했다. 당초 모집 규모는 2억달러였지만, 옵션이 행사될 경우 2억3000만달러(약2800억) 수준까지 증액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언스캐피털은 한국계 금융가들이 스팩을 조성하기 위해 국외에 설립한 운용사다. 국내 중견 운용사 크레디언파트너스의 우성윤 대표도 밸류언스캐피털의 공동 경영진으로 참여했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와 김영민 전 특허청 청장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에 상장된 700여 개 스팩 중 대부분이 북미 기업과의 합병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밸류언스머저는 합병 대상 회사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성장 기업으로 한정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실제 미국 증시에 입성한 아시아 기업은 300개사 이상이지만 대부분 중국계 회사다. 한국 기업은 쿠팡을 포함해 4개 회사에 불과하다. 다양성을 고려해 아시아 기업을 정조준한 회사의 합병 전략이 기관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 해석된다.
밸류언스머저의 향후 인수·합병(M&A) 대상 업종은 바이오 기술 기업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관련 업체다. 국내 기업인과 한국계 금융가들이 이사회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이 인수합병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성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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