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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 주가(2일 종가)의 괴리율이 큰 상위 10개 종목은 SK바이오사이언스, LG, 효성티앤씨, HDC현대산업개발, 삼성SDI, RFHIC, 셀트리온헬스케어, SK, 효성첨단소재, 아프리카TV로 집계됐다. 괴리율이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와의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한 지표다. 목표주가가 1만원, 현재 주가가 5000원이라면 주가 괴리율은 100%가 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괴리율 상위 10개 종목은 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율이 70%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나 할인율이 큰 지주사, 각종 악재로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었다. 올해 들어 조정폭도 컸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아프리카TV는 올 들어 30% 이상 급락했고 HDC현대산업개발, 셀트리온헬스케어 등도 주가가 20% 내외로 떨어졌다. 증시 여건이 좋을 경우 주가가 그만큼 오를 여력이 있거나 다른 종목들보다 상승 탄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주가 괴리율 1위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따상'을 달성해 화제를 모았으나 현재 반토막난 가격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목표 주가를 30만원대 아래로 줄줄이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주가와 눈높이 차이가 큰 상황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으로 지난해 가파른 성장을 보여줬으나 백신 의존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저평가)은 불가피하다.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달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명 피해가 나며 주가가 폭락했고, 연간 실적 추정치와 매수 의견도 하향조정된 바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파워 약화로 인한 수주 감소 여부, 화정아이파크 사고 현장 재시공과 관련한 추가 비용 등이 모두 불확실성 요인"이라며 지난달 목표 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내려잡은 바 있다.
'만년 저평가주'로 불리는 지주사 SK와 LG도 주가 괴리가 큰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LG는 자회사 주가 부진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가 괴리율 확대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는 순수 지주회사로서 그동안 LG화학과 LG전자에 주가가 연동하는 흐름을 보여왔는데 지난해 5월 LX홀딩스의 인적분할 이후 주가 약세가 본격화 됐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실질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68.7%에 달해 저평가 상태임은 분명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만큼 당분간 투자심리 약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LG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과도하게 높게 설정한 후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면 뒤늦게 목표가를 내려잡는 식으로 대응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에 악재들이 소멸될 것이라고 보는 종목들에 대해선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낮춰 대응하지만 전망이 어두운 종목은 아예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그런 경우 주가 괴리율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근 보고서가 언제 나왔는지와 보고서 내용을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괴리율을 투자 지표로 삼고자 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괴리율이 커진 종목이 아니라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목표가를 올려 괴리율이 커진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목표가가 낮아진 후에도 주가 괴리율이 여전히 크다는 것은 현재 주가가 악재를 반영하고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와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2.41%, 3.30% 상승하는 등 주가 괴리율 상위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저가 매수세가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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