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9일 대선 전 관망세가 극심한 가운데, 지난달 서울 전월세 거래량이 3년9개월만에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역대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2285건을 기록했다. 1월(1만4741건)에 비해 16.6% 감소했고, 지난 2018년 5월 1만2083건을 기록한 이후 3년9개월만에 최소 거래량이다. 서울 25개구 중 중랑구를 제외한 24개구에서 전월 대비 전월세 거래량이 감소했다.
서울 노원구 A 공인중개사 대표는 "그동안 전세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물론, 금리 인상으로 이자 비용도 늘다 보니 새롭게 전세집을 구하는 사람보다는 기존 전셋집 계약을 연장하는 건만 종종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역대 최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94건을 기록했다. 2006년 서울시가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소 매매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1월(1080건)의 36% 수준에 불과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래량이 급감했던 2008년 11월(1163건)에 비해서는 34% 정도에 그친 거래량이다. 용산(4건), 중구(4건), 성동(5건), 금천(5건), 광진(6건), 강북(7건), 도봉(8건), 종로(8건) 등은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봄 철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매매와 전월세 거래에 급격한 변화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매매량이 줄어드니 전월세 거래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대선 이후에 정책 변화에 따라 전월세입자들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를 새롭게 매매한 사람들이 많아야 그 아파트에 전세를 들이는 경우도 늘어 둘 모두의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은 심리적인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 단기간에 급격하게 거래량이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전세의 경우 임대차3법 시행 2년째를 맞는 7월이 임박하기 2~3달 정도 전부터 새롭게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