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원화값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결제망에서 퇴출하는 초강력 금융제재에 나서자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1208.3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0년 6월 25일 원화값이 장중 저점인 1208.8원을 기록한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화값은 다시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25일) 종가(1201.6원)보다 0.7원 하락한 1202.3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화값은 지난 주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져 전 거래일보다 2.4원 하락한 1204원에 출발했다. 이후 원화값은 하락폭을 확대해 1208.5원까지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기대감이 형성되며 1202원대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은 당분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변동성을 높여 갈 전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교전이 장기화되면 시장 참여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오는 2일(현지시간)과 3일(현지시간) 각각 하원과 상원 의회에 출석해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앞두고 있는 것도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서 연준 지도부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올해 초여름 목표 금리를 1~1.25%로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히며 3월 빅 스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강하게 인상하면 외환시장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유동성이 회수되지 않는 점도 원화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가파르게 상
이와 함께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대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하며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낮아져 원화값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