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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오후 서초구 삼성사옥. [사진 = 연합뉴스] |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각각 약 4%, 7% 주가가 빠졌다. 18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군사작전 승인 소식이 전해진 24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폭락하며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증시가 지정학적 우려로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 공급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온, 크립톤 등 반도체 핵심 공정에 필요한 특수가스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네온가스 가격은 수급 불안 우려로 최근 들어 전년 대비 200%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온가스는 전 세계 사용량의 7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네온가스의 주 생산국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 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곳에서 공급 리스크가 불거진 셈이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했던 2014년에도 네온가스 가격은 600% 폭등한 바 있다. 크립톤의 경우에도 4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정부에서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에 대해 석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장 재고 부족 상황은 아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시 반도체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희귀가스 수급 우려는 주식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운이 감돌던 지난 16일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한 지난 24일(현지시간)까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4% 하락했다. 이 기간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주가도 10.4% 떨어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러시아 침공으로 한국 반도체 업종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네온 가스 수입금액은 577만 달러로 집계됐다"며 "국가별 수입 비중은 중국 66.6%, 우크라이나 23%, 러시아 5.3% , 미국 5.1% 순"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업계 확인 결과 국내 반도체 업체별로 네온 재고량도 비교적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고, 포스코에 의해 국산화도 이뤄진 상황"이라며 "전쟁 이슈로 단기적으로 네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지 않는 한 심각한 우려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반도체 수출이 제한되겠지만, 지난해 한국의 대러시아 반도체 수출 규모는 7400만 달러로 전체의 0.06%밖에 되지 않는다"며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네온가스가 반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반도체 공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디램과 낸드 매출액에서 네온, 크립톤, 크세논 합산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0.13%였다"며 "특수가스의 가격 상승이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상승시킬 수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그 영향이 크다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 연구원은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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