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내 증시 하락을 대형주 '줍줍' 기회로 노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번 지정학적 위기 때마다 삼성전자 등 낙폭이 큰 시가총액 상위주를 사들이는 패턴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최근 6거래일(2월 18일~25일)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893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 각각 4668억원, 1조6111억원어치 투매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긴축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주식을 팔아치우던 개미들이 최근 코스피가 2600대로 내려오자 저점이라 판단하고 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군사작전을 승인한 24일 하루에만 양 시장에서 1조2600억원어치를 대거 샀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29일(1조8519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다음날인 25일 코스피가 1.06% 반등에 성공하자 개인들은 852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은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기아, 현대차, 네이버, LG에너지솔루션, 엔씨소프트, SK이노베이션, LG생활건강 등 낙폭이 컸던 시총 상위 대형주들이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화학 두 종목의 순매수액만 1조원을 넘으며 이기간 순매수 거래대금의 절반을 차지했다.
개미들의 '사자' 행보는 과거 지정학적 위기 때도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9.11 테러가 발생한 후인 2001년 9월 12일은 순매도했지만 다음달인 13일 바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2014년 2월 말 크림반도 사태가 터진 이후 3월 초중반에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두 시기 모두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로 지금 상황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주요 위기 이후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단 경험을 토대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흔들리는 증시도 곧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과거 코로나 팬데믹 장에서 주식을 샀던 개미들이 2년 후에 큰 수익을 봤다는 학습효과가 나타나며 이번 하락장을 기회로 활용하는 심리"라며 "시간을 낚을 수 있는 정도의 자금여력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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