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잡겠다고 했지만…시세·분양가 격차 사상 최대

↑ [사진 =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가격 격차가 사상 최대 규모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해 전국 아파트의 평(3.3㎡)당 평균 분양가는 1313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233만원이다.
서울의 경우 분양가와 매매가가 각각 2798만원, 4300만원으로 조사됐다. 시세와 비교했을 때 전국과 서울 분양가격이 각각 920만원, 1502만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분양가가 3억~5억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할 경우 2016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평당 124만원 비쌌다. 반면 2017년에는 분양가가 매매가격보다 117만원 저렴해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이후 2018년 '-40만원', 2019년 '-543만원', 2020년 '-1094만원'을 거쳐 지난 해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분양'이 트렌드로 굳어졌다. 지난 해 분양에 나선 '래미안 원베일리'는 10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평균경쟁률 161.23대1을 기록했다.
이처럼 분양가 매력이 커지면서 청약경쟁률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시세와 분양가 편차가 가장 큰 서울의 지난 해 청약경쟁률은 164대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R114는 정부가 분양가 관리에 나섰지만 오히려 2019년부터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는 2017년 8·2대책을 통해 적극적인 분양가 관리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주요 신축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프리미엄이 반영되거나 주변 시세를 끌어들이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시세를 따라잡거나 추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정부는 최초 분양가를 낮추면 입주 시점에 주변 시세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분양가가 높았던 시점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셈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낮은 분양가를 통해 시세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요를 넘어서는 초과공급이 이어져야 하지만, 오히려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인해 도심 내 재개발,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이 위축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주택의 수급문제는 단기에 해소가 어려운 과제인 만큼 정부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