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를 떠받쳐온 기술 부문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나스닥 종합주가지수가 한 달 반 만에 14% 넘게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위험에 더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번졌기 때문이다. 기술주 급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알루미늄 관련주가 사상 최고가를 달리는 것과 대비되는 분위기다. 다만 월가에서는 시장 분위기와 반대로 기술주를 저점 매수해야 하는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하루 새 2.21% 떨어져 1주당 856.98달러에 마감한 반면, 알코아 주가는 2.26% 올라 78.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달 들어 주가가 8.51% 떨어졌다. 반면 미국 알루미늄 제품 생산 기업 알코아는 같은 기간 주가가 37.89% 뛰어 2016년 10월 증시에 상장한 이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러시아산 알루미늄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진 결과다.
반면 이달 들어 뉴욕증시에서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주가지수가 4.86%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월 이후로는 한 달 반 만에 14.43% 떨어졌다.
기술주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투자전략가는 최근 분석 메모를 통해 "시장을 거슬러 미국 기술주를 매수하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하트넷 수석투자전략가는 기술주 매수론을 편 데 대해 "펀드사들이 현금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기술주를 더 과감히 매수할 여력이 생겼다"면서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고평가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BoA 설문조사에 따르면 펀드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상 현금 보유 비중은 평균 5.3%로 1월(5%)보다 높아졌다. 기술주를 팔아 현금을 쌓아둔 결과다.
현재 시점에서 기술주 저점 매수론이 나오는 또 다른 배경은 과거 경향성이다. 배런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에버코어 데이터를 인용해 1994년 이후 연준이 첫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이후 6개월 안에 기술 부문 주가 수익률이 전체보다 평균 8%포인트 이상 높았다고 분석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