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진단 후 가치 및 수익률 제고 방안 필요
- 장기공실, 저평가된 빌딩을 대수선, 증축 및 용도변경으로 건물가치 상승
#01. 과거와 현대의 공존, 그 속에서 변화하는 건축의 역할
한국에서 을지로라는 지역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독특하다. 과거 인쇄소와 공구소, 각종 자재상들로 가득했던 이 곳의 상권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2015년 경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들은 이들 사이에 아무렇지 않게 뒤섞여 있다. 사람들은 이제 이 곳을 ‘힙지로’라 부르며 ‘힙스터(Hipster)’들의 성지가 되었다. 게다가 대로변에 들어서 있는 대형 오피스 건물까지 더해져 을지로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시대를 아우르는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을지로3가 역 입구에 자리잡은 기존의 5층 건물은 완공된 지 60여 년이 지났으며 이 지역 건물들이 그렇듯 어디가 경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물고 물리는 맞벽 건축물 중 하나다. 지금 당장 철거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허름하고 낡은 건물이었지만 이 지역 일대가 ‘건축허가,착공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신축이나 대수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주변 여건 상 신축을 할 수 도 없는 곳이었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내외부의 오래된 마감을 변경하는 정도의 리모델링이었다.
#02.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물로 변화
리모델링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이것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물로 변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기존 파사드의 느낌을 존중하되 이를 현대적 재생방식으로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재료의 사용이 가장 중요했고 최종 선택은 모자이크 타일이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이 타일은 반투명한 재질에 영롱하고 화려한 색이 은은하게 번지는데 멀리서 보면 주변 건물과 큰 이질감 없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빛의 세기와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을 뿜어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현한다. 이 모자이크 타일은 U자 형태로 커튼월을 감싸고 있는데 각각의 창의 크기를 모두 다르게 설정하여, 이들이 불규칙적으로 들어가고 나오게 하며 입면에 깊이감과 리듬감을 더하게 된다. 이는 실내에서도 각 층마다 다른 느낌으로 외부를 조망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밤이 되면 파사드의 반투명 모자이크 타일 내부에 설치된 조명이 밝게 빛나며 마치 새롭게 변모된 을지로를 상징하는 하나의 이정표와 같은 느낌을 준다.
2층에서 5층까지의 밝고 화려한 느낌과 달리 1층은 어두운 색상의 콘크리트 타일을 사용하여, 거리의 풍경을 해치지 않고 통행하는 시민들이 단지 자연스러운 변화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는 콘크리트 특유의 무게감과 빈티지한 질감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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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리모델링 후의 건축물, 사진제공: 매경부동산사업단] |
#03. 남산타워의 조망이 가능한 데크테라스로 복원
지나간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내부의 도기다시 바닥마감은 그대로 유지하되 벽면과 천장을 새롭게 마감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 또한 백색 도장과 노출콘크리트 연출을 적절히 섞어 사용함으로써 옛 것을 부각하는 한편, 새 것의 느낌이 강렬하지 않은, 은은하게 풍겨져 나오길 기대했다. 불법으로 지붕을 덮어 실내공간으로 사용중이던 5층의 외부공간은 예스러운 느낌의 붉은 벽돌로 둘러싸인 아늑하고 남산타워의 조망이 가능한 데크테라스로 복원하였다.
사용하지 않던 옥상 또한 붉은 벽돌과 타일로 마감하여 루프탑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바라보는 을지로의 모습은 오래된 건물과 오피스 빌딩, 신축중인 주상복합 건물, 얼마 전 화재로 없어진 오래된 노포가 한데 뒤섞여 을지로뿐만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변화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 하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을지로, 그 속에서 쓰임을 다한 오래된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이 프로젝트가 구도심에서의 건축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의 해법 중 하나가 되길 기대해 본다.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총 5개월이 걸렸다. 자산관리분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케이알그룹 김윤희 대표는 “건물이 아무리 낡았더라도 제대로 된 보강 작업만 거친다면 아예 새 건물로 바꿀 수 있다”면서 “임대율 상승에 건물 Value-up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은 "과거에는 수도권 신도시 지역의 새 상업용 건물이 주목받았지만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노후 상업용 건물에 대한 투자성 관련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 이 같은 수요는 곧바로 실제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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