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실제 미국 금융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1.90~2.00%대를 오가며 고공 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첨단 산업 비중이 늘어난 선벨트 지역에선 경제성장에 따른 중산층 주택 임대 수요 증가세를 타고 주택시장도 확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주택에 대한 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주택시장 관심에도 불구하고 종목별 수익률 편차가 크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프리퍼트 아파트먼트 주가가 하루 새 10.82% 급등해 1주당 25.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세계 최대 사모펀드사' 블랙스톤이 프리퍼트 아파트먼트를 현금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이번 인수는 블랙스톤이 미국에서 선벨트로 통하는 남부지역 내 주택 수요 증가세를 눈여겨본 후 내린 결정이다. 부동산 시장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장기 금리인데, 지표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 들어 치솟으면서 최근 2.00%대를 넘어서는 등 이자 비용 압박이 커진 가운데 인수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1bp는 0.0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2.03% 선에 마감했다.
선벨트란 미국 북위 37도 아래에 위치한 지역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대표적인 곳이 기술기업이 모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와 테슬라·삼성전자 등 국내외 기업이 개발에 공을 들이는 텍사스주 휴스턴 등이다.
블랙스톤의 인수 작업은 프리퍼트 주주총회 등 남은 단계를 거쳐 올해 2분기(4~6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프리퍼트 주식을 25달러가 넘는 가격에 매수하는 경우 손실 리스크가 따른다고 지적한다. 16일 기준 팁랭크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프리퍼트에 투자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는 총 3명으로 이들이 낸 평균 목표주가는 19.33달러다.
다만 프리퍼트에 투자하려는 경우 추후 30일을 눈여겨봐야 한다. 프리퍼트의 '고숍(go shop)' 기간이 30일이기 때문이다. 고숍은 인수·합병(M&A) 논의 때마다 통상 나오는 조건이다. 고숍 기간이란 인수되는 회사가 회사를 더 높은 가격에 사고 싶어하는 제3의 다른 기업이 있는지 탐색해 기존 인수 합의보다 더 좋은 조건에 인수 합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프리퍼트 아파트먼트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주거·상업 복합 다가구주택을 보유한 부동산 업체다. 선벨트 지역에 속하는 조지아·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테네시 일대에서 총 1만2000가구 규모에 이르는 아파트를 40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 밖에 총 13개 주에서 부동산 107개를 소유하고 있다. 투자금은 돈 쓸 여력이 있는 중산층을 이상을 겨냥한 고급형 주택 시설에 몰린다. 디즈니도 주거 커뮤니티 개발에 나섰다. 16일 조시 다마로 디즈니 파크·익스피리언스·프로덕트 회장은 "우리는 '스토리리빙 바이 디즈니'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 코첼라밸리에서 고급 주거 커뮤니티 공동 개발에 들어갈 것이며 이후 미국 다른 지역에서도 부동산 개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주거 커뮤니티 프로젝트는 특히 55세가 넘는 중산층 이상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너선 월로신 미국 부동산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걱정된다면 사람들은 부동산 부문 주식을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대안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같은 주택 시장이라 하더라도 선벨트 지역 사업 주력 여부에 따라 종목별 수익률이 엇갈린다.
일례로 16일 기준 프리퍼트와 인디펜던스 리얼티는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각각 43.09%, 3.09%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23% 떨어진 것에 비하면 수익률이 두드러진다. 인디펜던스 리얼티의 경우 최근 선벨트 지역 아파트 소유 부동산 신탁업체(리츠) 스테드패스트 아파트먼트와 합병해 매수세를 끈 바 있다. 캠든 프로퍼티는 선벨트 지역 주력 리츠인데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0.55% 떨어졌다. 아발론 베이(-3.27%)나 아이셰어스 리츠 상장지수펀드(ETF)(-4.72%)보다 낙폭이 작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