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증시 조정기에 반등을 노리고 매수한 종목인 자동차, 2차전지(배터리), 게임 관련주 등이 최근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큰 폭의 조정을 받자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주도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기 위한 기관투자자 자산 조정이 이뤄지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에 수급이 몰렸다.
실제 지난달 증시 급락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2992억원, 144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오히려 이달 현대차는 4.75%, 기아는 5.37% 주가가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유사하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각각 3760억원, 216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달 주가는 되레 각각 9.25%, 5.22% 떨어졌다. 삼성SDI는 현대차와 동일하게 지난 14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게임주 주가도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위메이드(1933억원)를 대거 순매수했다. 낙폭 과대에 따른 되돌림 상승을 기대한 모습이다. 하지만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조정 영향에 주가는 반등에 실패하며 이달 16.67% 하락했다. 그 밖에 LG이노텍(1842억원)과 삼성전기(1646억원)도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목록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달 들어 주가는 각각 11.32%, 8.71%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증시 환경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위험)가 잠잠해질 때까지 섣부른 매수에 나서는 건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거시경제) 리스크가 지나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우선 패닉(공황) 매도를 방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일부 축소하거나 현금 비중을 추가로 늘리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증시가 반등하는 힘이 약해진 가운데 변동성에서 한발 벗어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증시는 제한적인 밴드 내 변곡점이 여러 번 형성되는 불안정한 형태"라면서 "주식을 2년 이상 꾸준히 들고 있을 생각이라면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은 변동성이 작고 배당이 높은 종목 등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1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에 1.03% 하락한 2676.54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2700선이 깨진 후 10거래일 만에 또다시 2600대로 지수가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664억원을 순매도했다. 장 초반에 약한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후 들어 적극적으로 주식을 팔아치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 우려에 약상승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 선물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달러당 원화값이 1199원까지 도달해 1200원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코스피가 지난달 도달한 바닥인 2600선의 지지력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차창희 기자 /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