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담당자가 지난 1월 14일 오전 단독 범햄임을 인정하면서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나와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횡령금액이 역대급인 만큼 감사인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의견을 낼 확률이 높다"며 "거래소가 일단 오스템임플란트를 실질심사 대상으로 삼은 뒤, 추후 감사보고서를 받고 나서 주식 거래 재개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었던 투자자들도 절망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주식 거래 중지 기간이 늘어나 투자금도 장기간 묶인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담당자가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3일부터 주권 매매가 중단됐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월 24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결정을 한 차례 연장했다. 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관심이 큰 만큼 조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은 현재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제출 기한이 오는 3월 말까지라 아직 여유가 있다.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의견 거절, 범위 제한 한정, 부적절 등의 의견을 제시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거래소가 섣불리 오스템임플란트를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주식 거래를 재개했다가, 감사보고서에 상장폐지 사유가 되는 내용이 담기게 되면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거래소도 이 같은 이유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며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 투자자들의 피해도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총 1만9856명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사상 최대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주가가 27.41% 올랐다. 여기에 4년 연속 임플란트 판매량 1위를 지켜낼 것으로 추정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었는데, 돌연 거래가 정지돼 현재 주당 14만2700원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오스템임플란트 투자자 A씨는 "전세 만기가 넉 달가량 남았다"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 달라고 할 것 같아 주식투자로 자금을 불리고 있었는데 하필 연초부터 거래가 중단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거래소 상장관리부로 보내기 위한 탄원서를 작성했다는 투자자 B씨도 "언론에서 소용없다고 말해도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탄원서라도 썼다"고 한숨을 쉬었다.
온라인 주주커뮤니티에서도 "개미가 횡령을 어떻게 예견하나", "부디 기업영속성과 경영능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금융당국이 관리·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문제", "이렇게 많은 돈이 빠져나가는 동안 회사는 도대체 뭘 했냐", "전 재산 물려있습니다", "그래도 최종 상장폐지까지는 안 가겠지", "횡령액 반영하고도 흑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오는 17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오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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