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지역前 다주택자 주택 샀다면 재건축때 분양권 받을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되기 이전에 재건축사업지역에서 다주택자에게서 주택 등을 사들인 사람들이 분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1주택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을 인정받지 못해 피해자를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이달 초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뒤 분양권이 박탈되는 일부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존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사업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지정 전에 다주택자에게서 주택을 사들인 사람은 이후 분양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 대신 다주택자가 소유하던 전체 물량에서 사들인 주택에 해당하는 비율만 지분으로 인정받았다. 예를 들어 아파트 4채를 소유한 다주택자에게서 1채를 사들인 주민은 재건축 이후 아파트 1채를 분양받지 못하고, 아파트 1채에 대한 25% 지분만 받을 수 있는 셈이었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곳곳에서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는 정부가 기습적으로 지정하는 일이 많아 수요자들이 제대로 대응할 수조차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개정안에는 조정대상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기 전에 다주택자의 물건을 매매한 경우에는 사들인 사람도 1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규정은 개정안이 시행된 후 최초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법 개정에 앞장선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12월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전라북도 전주시 전체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지정 전에 다주택자로부터 실거주를 위해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인 주민들은 입주권이 박탈되는 피해를 봤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구제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로 개정된 도시정비법에는 구청장도 시장·군수처럼 정비사업 시행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갖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