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개인사업 목적으로 대출을 실행했지만 실상은 다른 목적으로 유용된 건수와 액수가 3년 만에 무려 3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이 이 같은 사례가 가장 많았다.
13일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시중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현황'에 따르면, 2018년~2021년까지 4년간 적발된 건수는 총 166건이고, 금액으로는 422억1200만원(신규취급액 기준)이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용도외 유용이라고 하면 개인사업 목적이 아닌 주택구입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 것을 말한다.
연도별는 2018년 2건(6억 3000만원), 2019년 26건(68억3900만원), 2020년 67건(152억8700만원), 2021년 71건(194억5600만원)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32건(326억 6200만원)으로 건수 기준 전체 79.5%, 금액 기준 77.4%로 개인사업자대출 용도외 유용 적발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25건(80억 2500만원), 우리은행 7건(9억 8500만원), 하나은행 2건(5억 4000만원) 순이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적발된 건이 없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역시 최근 급속히 늘어났다. 2018년말 개인사업자대출 건수는 130만 3600건(잔액 196조 8000억원), 2019년말 139만 5000건(잔액 210조 6000억원), 2020년말
강 의원은 "개인사업자대출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에 반해 대출의 용도외 사용 적발 실적이 극히 저조하다"면서 "금융당국과 국토부 등 유관부처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합동 조사를 실시하여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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