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이 지난해 12월 30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차량에 실려 출고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 오후 12시 기준 전일 대비 2만8000원(3.50%) 내린 주당 1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의 강세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24일(81만1000원) 이후 보름 만에 80만원대를 회복했다. 장중 한때 10% 넘게 오르면서 84만원을 찍기도 했다. 반면 이날은 오전 내내 하락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주주커뮤니티에서도 "손실복구 무슨 종목으로 하실래요?", "단타꾼 빠지면 폭포수네", "이만한 호재에도 빠진다고?", "이제 수주 실적이나 확인하자", "기세 몰아서 연말에는 황제주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틀린 것 같다" 등 허탈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원인으로 우크라이나발 리스크가 꼽힌다. 중국과 미국이 각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 미 상무부는 중국 33개 기관을 수출입미검증리스트(UVL)에 추가했다. 최종 소비자가 불분명해 엄격한 수출 통제를 받는 대상이 됐다는 의미다. 이 리스트에 오른 기업과 거래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리스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라이벌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됐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 최대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업체(CMO)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장중 22% 넘게 급락하다가 거래 정지를 맞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수출 물량 일부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보복관세 부과 확률이 높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화두인데 수입물가 압력을 높이는 대중국 관세부과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측도 파트너사와의 거래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분위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 열기도 꺾였다는 시선이다.
크리스 첸 우시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수출 규정을 따르고 있어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미 상무부가 그간 팬데믹 상황 때문에 수출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리스트에 오른 것뿐"이라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 당시처럼 미국이 중국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한 것이 아닌 이보다 낮은 수위인 미확인 리스트에 등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이즈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도 미중 다툼보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우수한 생산 능력과 주주환원정책에 집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4공장 부분 가동을 앞둔 상태에서 글로벌 제약사 3곳과 5개 제품에 대한 수주 계약 완료하고 30개 이상 제품 수주 논의에 돌입하는 등 선수주 활동이 활발하다"며 "5공장 착공
이어 "오는 2025년부터 3년간 잉여현금흐름 10% 수준을 현금배당하는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는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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