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낮 시간대 삼성증권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통해 테슬라 주식이 거래되는 모습. |
하지만 김 씨가 낮 시간대 메타 플랫폼스를 매수한 단가는 223.89달러로 정규장 종가보다 소폭 저렴한 수준이다.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미국 주식 주간 거래장에서 메타 플랫폼스의 가격이 정규장 대비 내려 김씨에겐 좋은 매수 찬스가 된 셈이다.
김씨는 "미국 정규장 시간대가 한국 시간으로 새벽이라 시장 분위기를 끝까지 보고 거래를 하는데 부담스러웠다며 "낮 시간대에 편하게 시장 분위기를 보고 원하는 주식을 여유롭게 매수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학개미들은 김씨처럼 오전에 미국 증시 마감 시황과 선물지수 등 시장 분위기를 확인한 후 여유롭게 낮 시간대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주식 거래를 위해 늦은 오후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기다려야 했던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서비스 첫 날 거래 대금만 134억원에 달했다. 금액기준 해외주식 거래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로, 당초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는 게 삼성증권 설명이다.
실제 취재진이 아시아 시장 세계 최초로 출시한 삼성증권의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이용해본 결과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애플, 테슬라 등 주요 종목들을 유동성 어려움 없이 낮 시간대에도 거래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 접속하면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들의 등락폭이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주간 거래장에서의 테슬라 가격은 913.66달러다. 이는 지난 정규장 종가(907.34달러) 보다 0.7% 상승한 수치다. 애플도 정규장(171.66달러)보다 높은 172.4달러에 거래 중이었다. 서학 개미들이 테슬라의 주식 가격이 다음 정규장에서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간 거래 서비스를 통해 한국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호가는 정규장 종가를 기준으로 10개 단위로 제공된다. 원하는 가격대에 주문을 넣으면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LP)들이 수요, 공급 원리에 맞게 거래를 체결한다. 수수료는 기존 미국 주식 야간 거래와 동일한 0.25%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활용해보니 아시아 증시 상황과 주요 미국 선물지수의 흐름에 맞춰 좋아하는 주식을 선취매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 미국 현지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 악재에도 이제는 한국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주식을 팔아 대응이 가능해진다. 만약 나스닥100 선물지수가 상승세를 보인다면 주간 거래장에서 미리 주식을 사들이는 전략도 가능하다. 삼성증권의 '통합증거금' 제도를 활용할 경우 한국 주식을 팔아서 생긴 자금으로 곧바로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도 가능하다.
단점도 있었다. 서비스 시행 초기라 아직 LP들이 거래를 위한 호가 준비를 해놓지 않은 종목도 보였다. 특히 인플레이션 시기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리츠주인 '리얼티인컴'의 경우 첫 날 거래가 불가능했다.
서비스 시행 첫 날 4264명의 투자자들이 주간 거래 서비스를 이용했고 주문 건수도 8619건에 달했다. 특히 일선 지점에서 자산관리를 전담해주는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한 미국 주식 주간 거래 문의도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일반 투자자 뿐만 아니라 자산규모 수 십 억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도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오프라인을 통한 거래 약정 비율이 67.4%에 달했다"며 "서비스 첫 날이라 유입 요인이 많지 않았음에도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많은 수요가 들어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주간 서학개미들이 서비스 첫 날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애플로 거래금액은 20억3000만원에 달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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