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명가에 듣는다 / 박성준 대신증권 IB부문장 ◆
대신증권은 2020년 IB 조직을 3본부 1부에서 4본부 2부 체제로 전면 전환했다. 이 개편 작업을 통해 신설된 신기술금융부가 IB 부문 성장에 한몫했다. 대신증권을 통해 IPO를 한 기업이 상장 후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그때마다 신기술금융부가 감초 역할을 해낸 것이다. 그는 "대신증권이 상장시킨 회사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신기술금융부에서 인수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90%가량"이라며 "대신증권 IB 부문이 일처리가 끝까지 깔끔한 것으로 평가받는 비결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박 전무는 IPO에도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형 증권사 대신증권이 대형사와 IPO 실적으로 겨루기 위해선 새로운 분야에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을 통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상장한 제주맥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모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맥주를 갖고 있다. 우리도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가는 데다 주세법이 개정돼 수제맥주 시장이 질적으로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다"며 "상장 전에 투자를 유치할 때 '맥주가 국격'이라는 점을 들어 투자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에서 주목받을 만한 IPO를 준비 중이다. 현재 상장예비심사 중인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박 전무는 "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폐배터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며 "폐배터리 재활용은 향후 환경보호와 자원 활용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반드시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기에 이 분야 선도 업체를 상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 선언' 후 산업계에서 주목받은 강소기업도 대신증권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다. 주인공은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파인메탈마스크(FMM) 개발에 성공한 풍원정밀이다. 박 전무는 "중소형 FMM은 일본 기업 DNP가 독점하고 있어 일본과 무역 전쟁에 들어가면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풍원정밀을 통해 고해상도 OLED가 진정한 국산화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초대형 상장에 성공하면서 이미 지난해 IPO 실적을 넘어섰다. 백신 제조사 보령바이오파마, 뷰티 애플리케이션(앱) 화해 운영사인 버드뷰, NH커머스도 줄줄이 대신증권 주관으로 증권 시장에 소개된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 실적만 약 1조3000억원이 찍힌다"며 "지난해 8000억원 안팎 IPO 실적을 올렸는데 올해는 3배 정도 성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IB 부문 전체 실적도 2020년 대비 3배 늘었는데, 올해는 그것보다 20%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신증권 IB 부문은 IPO 전문가뿐 아니라 변호사, 애널리스트, 바이오 분야 석·박사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구성원으로 이뤄졌다. 그는 "바이오,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을 문과 출신들로만 평가해선 상장시키기 어렵다"며 "대신증권은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