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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내·해외 주식형 펀드가 죽을 쑤는 가운데 국내에 설정된 베트남 펀드는 나 홀로 수익률 방어에 성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베트남 펀드는 지난해에도 호찌민 증시 호황으로 큰 수익률을 올렸는데,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좋아 올해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베트남 펀드의 지난달 수익률은 0.22%로 집계됐다. 연초 베트남 호찌민 VN지수도 1500을 돌파했다가 조정받았지만 조정 폭은 한국이나 미국 시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베트남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4.39%, 1년 수익률은 37.09% 등으로 여전히 고수익 펀드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호찌민 증시가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에 코스피는 10.56%, 코스닥은 15.58% 폭락했다. 미국 나스닥도 1월에만 8.98% 하락하며 큰 조정을 받았다.
베트남 펀드 가운데 '삼성베트남펀드(UH)'의 최근 1년 수익률이 72.86%로 가장 높았다. UH는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VN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경기 민감주와 금융주 위주 투자가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유리자산운용의 '베트남알파펀드(UH)'도 1년 수익률이 60%를 넘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에 선도적으로 진출해 국내 운용사 중에서 가장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운용사의 베트남그로스펀드는 순자산이 7000억원을 넘어 국내에 설정된 베트남 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4.06%에 달한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동현 수석은 "베트남 증시는 외국인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어 연초에 불거진 대외 악재에도 상대적으로 조정을 덜 받았다"며 "올해 VN지수 레벨은 큰 폭으로 오르거나 내리지 않고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불거진 전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국으로 평가받으며 경제 성장 기대감이 계속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트남 경제가 6.6% 성장하고 내년에는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국 중에서는 인도(9.0%)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베트남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킨덱스(KINDEX) 베트남V
베트남 경제가 장기적으로 고속 성장하는 추세이지만 지난해 VN지수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