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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곳의 증권사들은 올해 시장 전망(하우스뷰)을 통해 코스피 최하단 밴드로 2800선을 언급했다. 2700선을 바닥권으로 제시한 곳도 5곳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는 세계 긴축정책 본격화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단 한 달 만에 2600선까지 밀리고 말았다. 지난달 28일에는 장중 2591.5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보통 증권사들은 매년 말에 이듬해 하우스뷰를 내놓는데 올해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 전망치를 하회한 셈이다.
지난해 가장 낮은 코스피 하단을 제시한 곳은 대신증권으로, 2610선으로 전망치가 제일 가까웠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세계 공급 병목 현상이 정점에 달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이익성장률이 높았으나 이로 인해 올해는 코스피 상장기업의 이익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성장동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에 대한 의지와 메시지가 다르고 경제지표 및 데이터도 들쭉날쭉해 정확한 전망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폭넓은 코스피 밴드를 제시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전망을 매번 바꾸는 건 증권사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실제 증시가 1월부터 급락하자 증권사들은 올해 2월 코스피가 250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별로 보면 △교보증권 2750~2950 △삼성증권 2650~2850 △키움증권 2580~2900 △한국투자증권 2550~2900 △KB증권 2550~2870 등이다. 기존 하우스뷰에선 올해 코스피가 '상저하고'일지 '상고하저'일지도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제는 상저하고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 대부분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에도 연말로 갈수록 올해 증시 전망치를 낮춰 잡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0월에 의견을 표명한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2800선에서 지지를 해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다음달인 11월 시장이 약세를 띠자 코스피가 2600선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유망 업종으로 지난해 증권사들은 반도체, 2차전지(배터리), 자동차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물론 전체적인 시장이 하락세를 탄 상황에서 약 한 달 동안의 데이터만으로 연간 성과를 가정하는 건 어렵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2차전지, 자동차주들은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수급 분산 효과로 2차전지주들의 하락폭이 컸다.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주인 현대차도 올해 들어 9.1%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코스피가 단기 기술적 반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통 증권가에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10배, 1배일 경우 바닥권으로 추정하는데 최근 해당 수치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PER는 9.2~10.4배, PBR는 0.91~1.04배로 2월 주식시장은 일부 안정감을 찾아갈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 부담과 동유럽의 지정학적 위험만 조금 더 완화된다면 지금보다 높은 레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1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7.2% 상승이 예상된다"며 "물가 레벨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다면 경기 불안 심리가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