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 경우 오히려 국내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분석이다.
3일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 땐 약 28억달러(약 3조3700억원) 규모 패시브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엔 MSCI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약 134억달러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있다. 만약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 경우 이 신흥국 ETF에서 제외돼 역설적으로 신흥국 ETF의 패시브 자금이 빠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 자금은 유입되지만 선진국 ETF를 통한 패시브 자금 유입 규모는 약 106억달러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화투자증권은 추정했다. 즉 134억달러에서 106억달러를 뺀 28억달러의 순유출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FTSE 선진시장 ETF(VEA)에서 한국 비중이 4.85%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MSCI 선진국 ETF에서 약 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MSCI 선진국 ETF 운용 규모가 총 2123억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5% 정도 비중을 가정하면 국내 주식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106억달러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는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해 금융·외환 시장 '레벨 업'을 기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자금이 순유출된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대외 경제정책 추진 전략을 세우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08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