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소형 아파트에 투기수요가 유입되면서 외지인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8월 준공해 거래가 많았던 그린나래(도시형)를 제외하고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영등포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내이처해밀'로 이 기간 14건이 손바뀜됐다. 공시가격 8000만원대 이 아파트는 매매가가 1억2000만~1억3000만원 수준으로 전셋값보다 낮거나 비슷해 단돈 몇백만 원으로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영등포동1가 '헤렌어반'도 같은 기간 11건이 손바뀜됐다. 헤렌어반은 고층 일부 호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시가격 1억원 미만으로, 이 아파트 중저층이 1억2000만~1억3000만원대에 집중적으로 거래됐다.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는 기존에 보유한 주택 수와 상관없이 기본 취득세율(1~3%)만 부과돼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돼 꾸준히 투기수요가 유입돼 왔다. 영등포구 다음으로 최근 3개월간 외지인 투자가 많았던 서울 아파트는 강동구와 강서구로 나타났다. 두 곳은 외지인 매매 건수가 각각 125건으로, 강동구는 전체 411건 중 125건(30.4%)이, 강서구는 전체 520건 중 125건(24%)이 외지인에 의해 손바뀜됐다. 4위는 노원구(121건)가 차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업무지구와 강남 접근성이 좋은 영등포구의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에 투기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공시가격 1억원 이하 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고 한 상황에서 주택 수를 늘리는 식의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의 1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도 외지인들이 큰손 노릇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전국에서 저가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 거래 8만9785건를 조사했다고 이날 밝혔다. 조사 결과 2020년 7월 전체 아파트 거래의 29.6% 수준이었던 법인·외지인 거래 비중은 같은 해 12월 36.8%, 지난해 8월 51.4%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조사 기간 법인·외지인의 저가 아파트 매수 거래에서 자기자금 비율은 29.8%, 임대보증금 승계금액 비율은 59.9%로 확인됐다. 일반적인 아파트 거래에서 평균 자기자금 비율은 48.1%, 임대보증금 승계금액 비율이 23.5%인 것과 반대다. '갭투자'를 주로 이용했다는 뜻이다.
이들이 저가 아파트를 거래해 얻은 매매차익은 평균 1745만원으로 전체 저가 아파트 거래 평균 차익(1446만원)보다 20.7% 높았고, 단기 매수·매도한 경우 아파트 평균 보유기간은 129일에 불과했다. 국토부는 한편
[김동은 기자 /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