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떨어지면서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차 보험료 인하를 놓고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와 당국은 손해율을 근거로 실손의료보험료를 인상한 만큼 차 보험료는 내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보험사들은 언제 다시 손해율이 올라갈 지 알수 없는 상황이어서 일괄 인하는 부담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는 2437만대, 자동차보험 원수 보험료는 약 17조원이다. 우리나라 자동차보험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어떤 수준일까도 관심을 모은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63만5000원이었다.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를 책임보험 평균유효대수로 나눈 값이다. 미국이 89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영국이 71만 8000원, 독일이 70만 6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일본의 경우 52만1000원으로 한국보다 낮았다.
보험상품 특성상 '가격'만 봐서는 안되고 보장 내역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인·대물배상 한도가 영국, 독일, 일본에 비해 낮고 자기차량손해의 경우 보상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대인배상 보험금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 차보험 가입자들은 영국의 계약자에 비해 1.9배, 일본의 계약자에 비해 2.47배 높은 대인배상 보험금을 내고 있었다.
청구 건당 보험금도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우리나라의 대인배상 건당 보험금은 350만원 내외인데 비해 미국 대인배상은 1600만원, 영국 대인배상(경상) 1000만원, 일본 대인배상 부상의 경우 350만원 수준이었다. 사망의 경우 우리나라는 보험금이 약 1억3000만 원인데 비해 일본은 2억원 수준이었다. 영국의 경우 대인배상 중상 보험금이 13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손해율 추이는 주요국 중 한국만 증가 추세였다. 영국의 경우 2016년 82.9%에서 2019년 69.5%로 13.4%P, 미국 캘리포니아와 독일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73.2%에서 65.7%로 7.5%P, 88.2%에서 87.9%로 0.3%P 줄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이처럼 손해율이 올라가면서 한국 자동차보험은 매년 1조원대 적자를 이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 누적적자는 9조원에 달한다. 흑자가 난 적은 2017년 단 한 번뿐이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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