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현금 자산 1억원을 국내 상장리츠에 투자했다. 부동산시장 상승기에 주택 한 채를 갭투자로 추가 매수하고 싶었지만 다주택자가 돼 세금 폭탄을 맞는 것은 부담이 됐다. 하지만 커져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하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부동산에도 간접 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최 씨는 가지고 있는 현금 자산 1억원을 국내 상장리츠에 투자했다. 반기에 300만원씩, 일 년에 총 600만원이 배당금으로 입금된다. 월로 환산하면 매월 50만원씩 통장에 꽂히는 셈이다. 최 씨는 배당금이 쏠쏠해 조만간 해외 리츠 투자에도 나설 생각이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간접 투자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부동산투자신탁)가 대표적이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으로 얻은 이익을 정기적으로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기준 연 5~6% 수준이다.
단어는 생소하지만 투자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증권사에서 주식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만든 후 네이버 주식을 사듯 매수하면 된다. 1주에 5000원 남짓으로 소액으로 국내 주유소나 빌딩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 18개 상장리츠에 대한 투자 정보는 한국리츠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물류, 오피스, 주택 등 투자 대상도 다양하다.
예컨대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주택에 투자하는 리츠로, 부평 더샵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과 홍대 코리빙 복합시설, 디어스 명동을 투자자산으로 갖고 있다.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5.3%다.
오피스빌딩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이지스밸류리츠'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CJ대한통운, 삼성생명, 보람상조 등이 임차한 중구 태평로 빌딩에 투자하는 이 리츠는 배당수익률이 공모가 기준 6.2%에 달한다. 'NH프라임리츠'도 관심있게 볼 만하다.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빌딩, 강남구 강남N타워, 서초구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에 투자하며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5.1% 수준이다.
물류센터에만 투자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도 있다. 2020년 12월 말 상장된 이 리츠는 부천 물류센터, 고양 물류센터 등 12개의 물류센터에 투자한다. 리테일에 관심이 있다면 '이리츠코크랩'을 눈여겨볼 만하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영하는 이 리츠는 배당수익률이 공모가 기준 7.4%에 달한다. NC백화점 야탑점, 뉴코아 아울렛 일산점, 2001 아울렛 분당점 등에 투자한다.
부동산은 실물자산으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리츠 역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투자자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다만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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