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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박씨 부부와 처지가 비슷한 영끌족, 빚투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대체로 한은이 올해 적어도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해 긴축 신호를 뚜렷하게 보내고 있고 국내경제 상황도 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거품, 금융불균형 우려 해소를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 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계 빚은 공식 통계로 1845조원(지난해 9월말 기준)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다.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서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며 "기준금리가 1.50%가 된다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며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이 올해 최소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한다면 은행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연내 각각 6%대 중반, 5%대 중반이 될 전망이다. 결국 시간 문제인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변동금리 기준)는 최저 연 3.71%에서 최고 연 5.21%로 이미 금리 상단이 연 6%대를 바라보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연 4.0~4.71% 수준으로 5%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 기준금리 인상에 취약한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기 가계의 이자부담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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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경제·산업동향&이슈(제21호)'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 상승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처 보고서는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와 가계금융복지조사(2020년) 자료를 이용해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12조5000억원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가운데 영끌, 빚투로 가계 빚이 통계 때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어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동향 및 올해 1분기 전망을 담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이 가계에 대해 평가한 신용위험지수는 15로 지난해 4분기 12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이 결과는 한은이 지난달 13~31일 203개 금융기관 여신(대출)업무 총괄 책임자 대상으로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조사한 것이다. 신용위험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 증가를 의미하며, 향후 신용위험이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 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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