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반대매매 막기 위해 회사가 돈을 쓴다는 건 주가 방어할 호재가 없단 건가요?"
"임시 주주총회라도 열어야지. 상장 6개월도 안 돼 주가가 반토막인데 방어책이 없어요."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주주 원성이 높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데다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마저 좋지 않자 회사 주식이 흘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목 게시판에는 연일 경영진 질타와 자조의 목소리가 넘친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44% 넘게 빠지면서 회사가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 구제에 나서자 주주들도 덩달아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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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지난해 8월 기업공개(IPO)를 하자마자 국내 게임 대장주에 오른 크래프톤은 한 때 주가가 58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44% 이상 주가가 빠졌다.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의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한 개의 대형 지식재산권(IP)에만 의존하는 '원 게임 리스크'가 커진데다, 회사 2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가 크래프톤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설까지 나오며 투자 심리는 크게 얼어붙었다.
대형 호재 없이 악재가 연속으로 있는 것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다음달 10일부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에 물량이 대량으로 풀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너무 낮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주식 수가 크게 늘어 주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벤처캐피털(VC)도 보유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부진에 지난해 4분기 크래프톤 실적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예상한 크래프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98억원으로 시장 기대보다 500억원 정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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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반적으로 우량주 기준 담보유지비율은 160%로, 주가가 공모가 대비 40% 이상 떨어지면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크래프톤은 이날 기준 이미 44%나 떨어졌다.
사실 보호예수 중인 우리사주 물량을 한국증권금융이 시장에 내놓기는 어렵다. 다만 대출 중인 우리사주 조합원들의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거나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을 수 있다. 크래프톤은 추가 담보 제공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직원들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아지면서 1300여 명의 직원들은 인당 5800만원 넘게 보유 주식 가치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주들은 직원 뿐 아니라 주주들을 위해서도 자사주 매입이나 보유 자사주 소각, 배당 등 적극적인 주가 부양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한지 6개월도 안 돼 공모주 아래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청약 주주들과의 신뢰에도 깊은 상처를 냈단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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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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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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