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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2% 넘게 떨어진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1.61포인트(2.56%) 내린 2,720.39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25.96포인트(2.84%) 내린 889.44에 마감했다. 2022.1.25 [한주형 기자] |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458억원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쌍끌이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은 이날 하루 증시에서 1714억원을 매도했는데, 이 중 대부분을 연기금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증시에서 물량을 대규모로 덜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연기금은 올해 증시 개장일이었던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54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간 연기금은 6208억원을 팔았다. 이 기간 기관 전체 순매도액은 1244억원이다. 즉 연기금을 제외하면 나머지 금융투자와 은행, 보험 등은 국내 주식을 4964억원 샀다는 의미다. 연기금의 강한 매도세에 코스피도 같은 기간 5.02% 빠졌다.
연기금은 증시에서 구원투수로 불린다. 증시가 급락하는 시기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면서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지수가 폭락했을 당시만해도 연기금은 2020년 3월 한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386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기금은 행보가 180도 달라졌다. 연기금은 지난 한해 동안에만 국내 증시에서 24조142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큰 원성을 듣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올해 연초부터는 연기금의 순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연기금에서 국민연금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의 비중 16.3%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기준 17.9%다. 목표치에서 ±3%포인트까지 허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사실상 목표 범위 내에 들어온 것이다. 이에 새해 연초에는 국민연금이 코스피 주식을 사지 않겠느냐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연초에도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실탄 비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단군이래 기업공개(IPO)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70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3위에 달한다. 국민연금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주식 매수를 위한 자금 확보가 필요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주 매물 출회가 나타나고, 대형주 낙폭 확대로 반대매매가 출회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며 "이 가운데 수급상 버팀목 역할을 해줘야 하는 기관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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