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의 중국 법인 투자 유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헤임달프라이빗에쿼티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며 거래의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인수금융 주선사를 선정한 데 이어 펀드 출자자까지 성황리에 모집되고 있다. 현지 법인 현금창출력이 뛰어나 기관들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는 전언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중국 폴리염화비닐(PVC) 법인의 투자 유치를 위해 헤임달프라이빗에쿼티(헤임달PE)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국내에 지주회사를 만들어 현지 닝보법인을 통째로 인수한 뒤, 전체 주식의 49%를 헤임달PE에 매각하는 구조다. 헤임달PE은 약 67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며 이 중 52% 정도를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 신한금융투자가 인수금융 주관을 단독으로 맡았다.
지주사 설립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건 향후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서 '외국기업 지배 지주회사' 제도를 명시해두고 있다. 국내 기업이 보유 중인 외국 자회사 지분을 상장시키려 할 때 활용하는 방식이다. 홍콩, 케이만제도 등 역외에 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에 비해 법인세법상 과세혜택(이연)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산밥캣과 화승엔터프라이즈, LS전선아시아가 이 제도를 활용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향후 국내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어 외국기업 지배지주회사 제도를 활용하게 된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 입성을 준비 중인 GS이니마도 동일 방식의 구조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확보한 자금으로 현지 폴리염화비닐(PVC) 공장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석탄 가격이 상승한 데다 전력난까지 겪고 있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절호의 기회라 보고 있다. PVC는 공업 재료, 포장용 필름, 완구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전세계 PVC 수요의 약 70%가 건설 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966년 국내 최초로 PVC를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은 전세계 PVC의 약 40% 정도를 생산 중인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은 PVC를 제조할 때 대부분 석탄에 기반한 '카바이드 공법'을 쓴다. 반면 한화는 에틸렌을 활용한 'EDC 공법'을 사용한다. 최근 석탄 가격은 한없이 비싸지지만 에틸렌 가격은 하락세다. 한화솔루션이 반사 이익을 누릴 만한 상황인 셈이다.
중장기적으로 한화솔루션은 현지 법인을 종합 첨단소재 생산 거점으로 키울 방침이다. 수익성이 뛰어난 편이라 신사업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지난 2020년 현지 법인의 매출액은 4000억원, 순이익은 60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현금창출력을 확인하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1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회사 안팎에선 중국 시장 PV
다른 시장 관계자는 "중국 내수에 필수적인 소재 사업 부문이라 속칭 '차이나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이점도 있다"며 "현금흐름이 뛰어난 덕분에 출자자(LP)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