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빌라 평균 매매가 2억 돌파...서울 아파트는 3.3㎡당 5000만원 넘어

↑ 강북의 아파트들이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매경DB]

새해 벽두부터 전국의 아파트 매매·전세시장 양극화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9.8, 전세 7.7로, 2008년 12월 관련 월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 확인에 활용된다.
이번 통계는 가격 상위 20%의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매매가는 9.8배, 전셋값은 7.7배 높다는 의미다.
이달 전국 하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억2407만원으로 지난달보다 84만원 떨어졌다. 하지만 상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2억1332만원으로 2357만원 올랐다. 12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셋값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전국 하위 20%의 아파트가 지난달보다 4만원 하락한 8808만원이었으나, 상위 20%의 아파트는 1364만원 상승한 6억7709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상승 폭이 둔화되거나 하락하는 지역별이 늘고 있지만, 초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매의 경우 이달 모든 지역에서 5분위 배율이 전달 대비 높아졌다.
지방 5대 광역시(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와 다른 도 지방의 5분위 배율이 각각 5.7(소수점 둘째 자리로 5.71), 6.9를 기록하며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월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주거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전세도 서울(4.0)과 인천(4.1), 5대 광역시(4.9), 기타지방(6.4) 등에서 5분위 배율이 역대 최고치(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비교한 기준)를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 축소로 자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초고가 주택은 이미 대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구매력이 약한 계층이 많이 사는 주택의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 5011만원으로,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 경기 빌라(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도 이달 2억10만원을 기록해 2억원을 돌파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09.로 2015년 12월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KB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용 95.86㎡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한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세입자 조세 부담 전가, 공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거래가 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