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한국계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설립하는 아시아 기업 전용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미국 나스닥 입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기술 기업들도 스팩의 주요 합병 대상인데, 쿠팡처럼 미국 증시 입성을 고민하는 기업에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계 금융가들이 주축이 돼 조성한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 스팩이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스팩명은 '밸류언스머저(Valuence Merger Corp. I·VMCA)'로 상장에 성공하면 종목 코드(티커) 'VMCA'를 부여받는다. VMCA 운용사인 밸류언스캐피털은 이미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VMCA의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밸류언스캐피털은 한국계 금융가들이 스팩을 조성하기 위해 국외에 설립한 운용사다. 국내 중견 운용사 크레디언파트너스의 우성윤 대표도 밸류언스캐피털의 공동경영진 중 1명이다.
이번 스팩의 가장 큰 특징은, 합병 대상 회사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성장 기업으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미국에 상장된 700여 개 스팩 중 대부분이 북미 기업과의 합병 전략을 내세운 것과 차별화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밸류언스머저가 제시한 인수·합병(M&A) 대상 업종은 바이오 기술 기업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관련 업체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주요 합병 대상이다. 미국 증시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에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직상장 대신 활용 가능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 전문가들이 VMCA 이사진으로
[조윤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