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명가에 듣는다 / 김성현 KB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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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IB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낸 KB증권이 연초부터 축포를 쏘아 올리며 업계 정상을 향한 도전의 걸음을 내딛었다. 그간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됐지만, 지난해부터 굵직한 대어들의 기업공개(IPO) 흥행을 성공시키며 새로이 ECM 명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실제로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 부문에서 9년 연속 최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2위 NH투자증권(23조8056억원)과 격차는 4조원에 달했다. ECM 부문에선 총 4조8697억원을 주관해 2위를 차지했다. 이 기세를 LG에너지솔루션까지 이어 간 것이다. 이 같은 비약적인 도약의 중심에는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가 있다.
20일 김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어급 IPO 공모주 청약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충하고, 카카오뱅크라는 좋은 선례를 쌓은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신기록으로 이어졌다고 본다"며 "예정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표 주관으로 올해 ECM 1위 달성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재도전을 강조한 이유는 2021년이 KB증권에 인상적인 한 해였지만 아쉬움도 남겼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KB증권 IB 부문의 전체 수익은 약 30% 정도 성장했다"며 "DCM은 전통적 강자 자리를 더욱 굳혔고, ECM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했다. 인수·합병(M&A) 부문도 국내사 중 1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LG에너지솔루션 IPO가 해를 넘기며 호기롭게 도전했던 ECM 1위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의 재도전은 올해 IPO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는 "올해 IPO 시장 규모는 30조원, 유상증자 시장 규모는 15조원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유상증자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IPO에서 힘을 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올해 KB증권의 목표가 단순히 ECM 부문 1위만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에 학점을 주자면 'A-' 정도"라며 "올해는 ECM, DCM, M&A, 인수금융 등에서 모두 1위를 달성하는 '쿼드러플 크라운(네 부문 석권)'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쿼드러플 크라운'을 위해 KB증권 IB 부문은 올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IB1·2 총괄본부' 체계를 'IB1·2·3 총괄본부'로 확대한 것. 이를 중심으로 기업고객에 대한 커버리지 확대와 IB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1총괄은 대기업·IPO·PE 중심 업무를, 2총괄은 중소·중견기업 중심 업무에 M&A와 인수금융을 주로 맡는다"며 "부동산·대체투자를 담당할 IB3 총괄본부에는 구조화 금융 비즈니스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SF5부'를 신설했고, 대체투자와 관련해 셀다운(Sell-down·재매각) 전담 조직인 '대체신디팀'도 꾸렸다"고 설명했다.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 위해 대상과 분야에 더욱 정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KB증권 IB 부문의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신재생과 K뉴딜, 글로벌 DCM을 꼽았다. 그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가 강조되면서 신재생 부문과 스마트시티 등을 포함하는 K뉴딜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1총괄 산하에 꾸려진 글로벌 DCM의 본격적인 가동도 올해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외국사가 주로 해왔는데 이를 토종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의 글로벌 DCM 강화 로드맵은 1단계 계열사부터 시작해 2단계 공기업으로 확대하고 마지막 대기업까지 확장하는 것인데, 현재 2단계 정도에 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순위가 11~12위였는데, 올해는 10위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올해 IB 부문 시장 전체의 분위기에 대해 김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DCM은 소폭 위축되겠지만 ECM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단연 빨라지는 분위기라 M&A 쪽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대형 증권사로서 올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기업들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미디어·헬스케어 같은 분야와 성장 가능성이 큰 유니콘 예상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
[김명환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