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지만 주요 정비사업 가운데 하나인 '리모델링'이 공급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이 난관에 부딪혀 리모델링으로 전환하는 단지가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 공급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송파 더 플래티넘' 29가구 일반분양에는 7만5382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14가구 공급이 이뤄진 전용면적 65㎡에는 3만3421건이 접수됐다. 15가구를 대상으로 한 전용면적 72㎡는 4만1961건의 청약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599대1로 집계됐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 67-7에들어서는 이 단지는 기존 '오금 아남'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탄생하는 단지다. 쌍용건설은 이 단지가 가구수가 늘어난 '증가형 리모델링 1호'라고 설명했다. 기존 2개동 299가구였던 이 단지는 수평증축을 통해 2개동·328가구 규모로 새롭게 들어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관심이 높은 강남권에 들어설 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를 피한 덕분에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이 가능한만큼 흥행은 예고됐던 상황"이라며 "청약홈이 아닌 방식으로 청약이 이뤄져 중복접수가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서울의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분양가상한제가 리모델링으로 인한 가구수 증가에 영향을 끼치면서 원활한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송파 더 플래티넘 등 리모델링 단지가 기존 가구수보다 29가구만 늘어난 것은 주택법, 분양가상한제와 관련이 있다. 리모델링은 주택법상 기존 가구수의 15% 이내에서 가구수 증가가 이뤄진다. 30가구 이상이 분양되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는 분양가상한제나 고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분양가 규제를 받을 경우 기존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에 30가구 미만 증축을 검토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반포 푸르지오, 동대문구의 신답극동, 광진구의 상록타워 등이 일반분양 물량을 29가구로 설계했다.
강동구의 배재현대 역시 리모델링을 통해 29가구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0~300가구 규모의 단지는 15% 이내만 늘려 일반분양을 받을 경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현 시장 상황에서 사업비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보다 규모가 큰 단지는 사업비를 감안하면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야하는데 이 경우 각종 규제가 적용되는 탓에 사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껏 공급이 이뤄져도 실수요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가구 미만으로 증축이 이뤄지면 실거주 의무, 전매 제한, 공개 청약 등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는 최근 상황에서 규제를 피한 분양이 이뤄지면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송파 더 플래티넘이 중복청약이 되는 점을 감안해 절반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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