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아직 안하셨네요. 실손보험 있으시죠? 간단한 수술이니 이번에 받으시죠. 수술비 900만원인데 실손에서 다 돼요."
이런 수법으로 백내장 수술을 유도해 보험사기를 치고 탈세를 저지른 일부 병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백내장은 대표적인 실손보험 적자 주범으로 꼽힌다. 1년에 1조원 넘는 금액이 백내장 수술비 명목으로 실손보험에서 빠져나가고, 선량한 가입자들이 보험료 부담을 떠안으며 피해를 입는다.
보다 못한 보험사가 사기와 탈세가 의심되는 16개 병원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A보험사는 최근 16개 병원이 백내장 수술비와 관련해 보험 사기 및 탈세가 의심된다면서 현금 영수증 미발행, 허위 영수증 발행 등을 조사해달라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A보험사 관계자는 "백내장 수술 보험금이 청구되는 병원들을 분석해보니 전체의 7.2%에 불과한 특정 병원들이 전체 지급 건수의 46%, 지급 보험금의 70%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환자들까지 보험사기에 가담하게 유인하는 일부 병원의 행위는 백내장 허위 및 과잉진료를 넘어 보험사기를 조장해 선량한 병원과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보험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병원의 백내장 수술 관련 평균 의료비는 건당 900만원 수준이었다.
새로운 수법도 발견됐다. 일부 가입자는 이들 병원에서 수술하면서 1000만원 이상 고액 비급여가 발생하는 백내장 수술 비용을 카드로 낸 뒤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해 지급받았다. 이후 카드 결제를 취소하고 기존 영수증 발행 금액보다 적은 현금을 내는 방식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A보험사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탈세가 의심되는 16개 병원을 국세청에 신고했고 10개 병원에 대한 추가 확인중이다.
국세청은 신고 내용을 검토한 뒤 탈세 정황이 있는 병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에 착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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