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산업과 시장 대표 종목만을 압축해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투자 대상을 소수 우량자산으로 좁혀 선택하고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이름에 상위를 뜻하는 톱(TOP)을 명시한 종목은 현재 11개가 상장돼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미국테크톱10 INDXX ETF로 6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1조2251억원에 이른다.
미국테크톱10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닷컴, 테슬라 등 미국 대표 기술주 10개 종목에만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4월 9일 상장 이후 28%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TIGER 톱10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7일 기준 순자산총액 1조1657억원으로 미국 톱10 ETF와 함께 대표적인 대형 ETF로 성장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지난해 10월 이후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성과가 개선되며 우량주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덱스(KODEX) 톱5PlusTR ETF는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과 시가총액 30위 안에 들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 종목을 선정한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톱10 ETF와 달리 카카오가 빠져 있고 신한지주 KT&G 등이 포함돼 있다.
톱 ETF에 자금이 몰리면서 다른 운용사들도 유사한 ETF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HANARO) 200 톱10 ETF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순자산총액이 7일 기준 2521억원까지 커졌다.
반도체, 아시아 증시 등 특정 산업과 지역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눈에 띈다. 일례로 TIGER Fn반도체톱10 ETF는 국내 반도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반도체 가치사슬에 속한 제조, 소재, 부품, 장비 관련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을 고루 편입할 수 있다"며
킨덱스(KINDEX) S&P아시아톱50 ETF는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증시 상장 종목 가운데 시총 상위 50개 종목에 집중한다. TSMC, 텐센트홀딩스, 삼성전자 등의 편입비중이 높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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