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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공모형 OCIO펀드를 내놓은 운용사는 현재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4곳이다. KB자산운용은 2020년 12월 KB타겟리턴OCIO펀드를 선보였다. 펀드는 안정형과 성장형으로 나눠 운용하고 있으며 6일 기준 유입액은 각각 1038억원, 100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5월 설정된 미래에셋OCIO-DB표준형펀드도 1년이 안 돼 설정액이 510억원에 이르렀고,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295억원), 한화OCIO솔루션펀드(133억원) 역시 꾸준히 설정액이 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DB형 퇴직연금을 택한 회사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TLF7 펀드를 운용 중이다.
DB형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들 상당수가 자금 대부분을 원리금보장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기업을 위해 운용을 대신해주는 것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OCIO펀드라는 이름의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각종 펀드를 나눠 담는 재간접형으로 운용하며 국내외 채권·주식형 펀드는 물론 대체자산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분산 효과를 높이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재산 배분을 통해 위험 한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한다.
추구하는 목표 수익률 수치 자체는 높지 않지만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은행 이자율보다는 높은 수준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령 KB타겟리턴OCIO펀드 안정형의 작년 목표수익률은 4%였는데, 실제 7%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와 한화OCIO솔루션펀드 역시 평균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연 4% 이상 목표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DB형 퇴직연금 규모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어 해당 펀드로의 고객 자금 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17년 111조원 수준에서 2020년 154조원으로 3년 새 4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들 펀드는 공모형으로 설정돼 법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출시됐지만 최근에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일반 고객들도 꾸준히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부터 DB형 퇴직연금 가입 기업 중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의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OCIO펀드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위원회는 회사의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평가한다. 계획서 작성이 의무화되면서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DB형 퇴직연금 운용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해당 펀드에 가입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 교육, 적립금운용계획서 작성 등을 지원하고 운용 성과 보고 및 시장 전망 자료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성 KB자산운용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운용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 등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효율적 자산 운용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 역시 추가로 OCIO펀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을 비롯해 각 운용사들은 DB형 제도를 운용하는 회사들을 위해 연내
■ <용어 설명>
▷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펀드: DB형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들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펀드. 자산운용사가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을 대신해주는 개념을 퇴직연금 상품에 접목한 것.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