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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신한·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39~4.80%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말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2.63~3.03%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세 달 만에 금리가 1%포인트 넘게 오른셈이다. 올초 시중 은행에서는 금리 2% 중후반에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전세대출에 대한 공적보증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출 금리가 지금보다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2022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공적보증부 전세대출 구조의 적정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축소하고 금융회사 간 리스크를 공유하는 방안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세입자가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는 보증기관에서 대출금의 90% 이상을 보증해준다. 보증기관은 공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민간회사인 SGI서울보증 등이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보증공사의 전세대출 보증 잔액은 126조원, 점유율은 약 68%다.
현재 90% 이상인 보증비율이 80%나 75%로 떨어지면 은행 입장에선 신용 리스크가 올라가니 전세대출 금리체계를 손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세대출에 대한 공적보증 축소 검토에 나선 건 전세대출이 폭발적인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잔액은 124조4298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105조988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8.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6.2%)과 비교해도 전세대출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이 같은 전세대출 급증세는 공적보증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적보증으로 전세대출 약정이 너무 쉽게 이뤄지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적보증 축소 방안으로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보증공사의 보증 총액을 줄이거나 주택당 보증 한도를 낮추는 방안 등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적보증이 축소되면 서민들의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늘거나 역전세 위험이 높은 주택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