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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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보면 뉴욕증시의 눈은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스, 인텔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12일(이하 현지시간)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칼둔 알무바라크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산업이 5000억달러 규모로 크기까지 50년이 걸렸지만 여기에서 2배가 되기까지는 8~10년밖에 안 걸릴 것"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 10년 동안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바달라는 글로벌파운드리스 핵심 주주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2009년 AMD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파운드리 업계 3위다. 올해 10월 28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후 두 달여 만에 주가가 약 40% 뛰었다.
내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글로벌파운드리스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매출 중 약 6%를 차지하는 차량용 반도체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10~15%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 총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고, 2022년에는 이보다 약 13% 늘어난 1176억9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의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500억달러일 것으로 보면서도 반도체 부족 사태는 기업들 투자가 마무리되는 2022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주권'을 내건 미국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조성 작업이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장기 측면에서 투자할 만하다고 꼽히는 기업이 인텔이다. 지난 7일 할란 수르 JP모건 분석가는 인텔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64달러를 유지하면서 낙관론을 강조했다. 29일 기준 팁랭크스 집계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인텔 12개월 목표주가 범위는 1주당 40~80달러이고 평균 가격은 53.80달러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위해 미국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 외에 최근 유럽 내 생산라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앞서 23일에는 인텔이 이탈리아에 80억유로(약 10조7542억원) 규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이 독일에 주요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프랑스에서도 공장을 증설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파운드리 외 부문에서는 대장주 격인 엔비디아와 AMD 외에도 브로드컴과 퀄컴, 아날로그디바이스 등이 꼽힌다. 미국 투자사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건 분석가는 "올해(2021년) 전 세계 반도체 업계 매출이 1년 전보다 25% 늘어나 최소 55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과 퀄컴에 주목했다. 두 기업은 정보기술(IT) 디바이스 교체 사이클과 관련이 있다.
현지매체 배런스는 새해 반도체 부문 성장세에 비춰볼 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상승 여력이 높은 13개 종목을 꼽았다. 마이크론과 인텔을 비롯해 스카이웍스 솔루션, NXP세미컨덕터, 반도체 생산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이다. 배런스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근거로 들었다. 엔비디아의 선행 PER는 57.9배로 현재 주가가 내년 예상 수익의 57.9배에 거래되는 반면 마이크론의 선행 PER는 8.2배이기 때문에 저평가된 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PER가 높거나 낮다고 해서 무조건 고평가 혹은 저평가됐다고 볼 수는 없다. 래스건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경우 현재 주가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특히 기술주에 투자할 때는 PER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 펼쳐질 메타버스 시대와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제품 확장성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엔비디아 주식 매수를 권한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에 투자하려는 경우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 리스크를 피하고 싶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 인기를 끄는 반도체 ETF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다. 해당 ETF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정한다는 소식에 미국의 낸드플래시 경쟁사들은 주가가 상승했다.
29일(현지시간)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48%, 5.24% 올랐다. 마크 밀러 벤치마크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삼성이 중국 시안 공장 생산라인을 조정해 웨스턴디지털의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밀러 연구원은 이날 웨스턴디지털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목표주가는 92달러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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