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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DB] |
국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뭉칫돈'이 시중은행으로 회귀하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 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이달 16일 기준 1397조9874억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11조원 정도 불어났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줄줄이 수신금리를 상향해 자금유입이 본격화 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총 수신잔액은 17일 기준 1694조3997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이나 코인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부동산 시장 마저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은행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수개월째 30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상당수 개미투자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6일 기준 63조5959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4.8%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연초 최대 44조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10조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땐 예·적금 가입기간을 짧게 설정하고, 만기 시 오른 금리로 재예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현재로서 내년 기준금리가 몇차례 더 오를 전망이어서 은행권 예·적금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또 한번 내비쳤다. 급등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2%)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급격하게 불어나는 가계부채 증가속도 등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은 24일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성장세 회복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이 완화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완화 정도의 조정 시기는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물가 흐름을 살피면서 금융불균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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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25% 포인트 인상하는 결정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
시장의 관심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폭에 있다. 현행 기준금리가 1.00%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 한 차례 더 올릴 경우 1.25%가 된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내년 두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1.50~1.75%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최근 예금금리를 0.25~0.4%정도 올리면서 수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또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 금리를 0.4%포인트 올리는가 하면 케이뱅크도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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