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사정사는 보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사회적 신뢰를 담보하는데 필요한 ‘중립적 보상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직이다.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이나 보험금 산정을 보험회사에만 맡길 경우 보험계약자나 피해자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손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는 것이 손해사정사의 일이다.
공인중개사처럼 독립된 점포를 열어서 일하지 않고 손해사정법인에 속해서 일하게 되는데 국내 법인들은 보통 직원 수 30명~100명 안팎의 영세한 규모다.
이런 현실 속에서 2021년 현재 732명의 직원을 채용해서 업계 최초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손해사정법인이 있다. 2005년 설립된 ‘파란손해사정 주식회사’다.
↑ 최강해 파란손해사정 대표이사 |
파란손해사정의 최강해 대표이사는 12월 23일 세종시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 정부포상 수여식 행사”에서 고용확대 및 좋은 일자리 마련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공로가 인정돼 손해사정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창출지원, 청장년고용 촉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등 고용확대에 기여한 유공자를 선정 포상하고 있다.
최강해 파란손해사정 대표를 만나서 그동안의 고용실적을 물었다.
“2007년 10월 파란손해사정의 제2대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그 당시 저희 회사 임직원이 50명 안팎이었는데 인재가 자산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양심적이고 성실한 인재를 꾸준히 찾아 다녔습니다. 10년 정도 그렇게 노력을 기울였더니 어느 순간 급성장의 순간이 오더군요. 2018년 434명, 2019년 602명에서 2020년 730명을 넘어섰습니다.”
좋은 인재를 찾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전국 17개 실업계 고등학교, 18개 대학교와 산학협력(MOU)을 체결했는데 형식에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학업과 일자리를 연결시키려 했습니다.
특히 ‘재학생 현장실습 제도’를 적극적으로 가동했는데 현재도 50여명의 재학생이 저희 법인에 재직중입니다. 재학생 현장실습은 통상 IPP라 부르는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이죠.
손해사정 업무가 현장 중심의 기동성이 필요하지만 장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판단력과 양심이라는 생각에 장애인고용공단과도 협약을 체결해서 현재 17명의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의 노력은 정부와 공공기관으로부터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일학습병행기관’ 선정, 2020년, 2021년 대전교육청의 ‘현장실습 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700명 넘는 직원의 고용안정성은 어떻게 담보하고 있을까?
“732명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서울본점 만 아니라 대전, 전주, 광주, 부산 등 전국 13개 지역 101개 세부팀을 운영해서 지역인재들을 널리 수용하고 안정되고 성취감 높은 일자리를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인재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남달리 매진하는 기업 철학은 어떤 것일까?
“저희 회사 입구에 이런 글귀를 써서 모든 직원들이 나가고 들어올 때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우리는 약속이 실천되는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보험시장의 전문가 그룹이다. 피해자 보호와 보험의 단체성을 보호하는 업의 본질을 통해 달성되며, 고객의 슬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선한 동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 최강해 파란손해사정 대표이사(오른쪽)가 12월23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년 일자리창출유공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여받고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보험의 본질은 약속이라고 봅니다. 보험회사와 가입고객 모두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계약이 이뤄지는 것인데 피해자 보호에만 치중하다보면 보험사기가 횡행하고 되고 보험회사의 입장에 치우치면 보험업 자체가 불신받게 됩니다.
그 것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아야 보험이라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손해사정사는 보험업을 넘어 사회 신뢰 시스템을 지키는 파수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고 일하기를 바라고 그런 기준으로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 고용창출 공로자이기도 하지만 한 기업을 탄탄한 지속성장 궤도에 올린 경영인이기도 하다. 그가 바라보는 내년의 시장 변화와 대응전략은 무엇일까?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 봅니다. 기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디지털융합시장을 만들어가는 네이버나 카카오의 전략을 주목합니다.
AI 고도화를 통한 단순 업무 직군의 축소 소멸, 금융권의 관심사인 마이테이터 사업의 향방도 변수입니다.
그 가운데 저희 법인의 생존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저희 법인은 신사옥으로 입주하게 돼 새해를 맞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교차하는 영등포구청역 쪽 도보
접근성이 좋아져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 30분쯤 단축될 걸로 기대합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능률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저의 변화 대응 전략 입니다. 직원 만족도가 최고인 회사가 경쟁력도 최고가 되리라 믿습니다.”
이창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