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예심청구…FI와 분쟁 해결전 상장 가능할까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교보생명이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2018년 말 이후 3년 만에 상장이 재추진되는 셈이지만 신창재 회장 등 최대주주의 지분이 소송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 금융당국의 예비심사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가 예상대로 이루어지면 교보생명의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는 신 회장의 경영권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에 달하는 FI 지분을 신 회장이 되살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을 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FI컨소시엄과 진행중인 다수의 법적 분쟁을 고려하면 IPO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현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PE,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FI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IPO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분쟁은 FI 측이 지난 10월22일 신 회장 자택과 배당금, 급여, 실물주관 등에 대해 제기한 가압류다. FI측은 '지난 9월 6일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판정에서 주주간 계약 의무 위반이 확인된 부분의 이행을 요청했으나 신 회장측이 이를 거부해 국민연 금 등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불가피하게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가처분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ICC는 지난달 초 판결을 통해 교보생명과 FI 간 풋옵션 계약의 유효성은 인정했으나 신회장이 딜로이트안진이 제시한 평가액(41만9912원)으로 풋옵션을 이행하게 해달라는 어피너티 측 요구는 기각한 바 있다.
교보생명과 FI 측의 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FI컨소시엄은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총 1조2054억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상장되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주식을 되팔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달았고 3년 후인 2018년 9월 교보생명 이사회가 상장안을 보류하자 이들은 신 회장에게 '풋옵션 이행'을 통보했다. 신 회장이 이를 인정하지 않자 어피너티는 2019년 3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를 신청했고 최근까지 법적 분쟁을 이어왔다.
[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