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전환사채(CB)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레이크우드 제2호 조합에 1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하이브는 40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며 자사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았는데, 그중 하나로 브랜드엑스를 선택한 것이다. D2C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2017년 8월 설립돼 소셜미디어 기반 마케팅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20·30대 여성에게 인기 있는 애슬레저(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스포츠웨어) 브랜드 젝시믹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믹스투믹스, 위생 습관 브랜드 휘아 등을 운영한다. 하이브와도 CB 거래에 앞서 인기 캐릭터 BT21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흥미로운 콘텐츠와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결합하는 '미디어커머스' 역량이 이 회사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예가 젝시믹스다. 자사 레깅스 착용 후 몸매가 보정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퍼지게 하는 전략 등을 활용해 인기를 끌며 2020년 안다르를 제치고 레깅스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어떤 시장으로 진출하든 온라인 홍보, 고객 관리 역량을 활용해 인지도를 키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네일 제품 제조·판매사 젤라또랩을 인수한 이래 다양한 M&A 전개를 검토 중이다. 최근엔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보유한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의 인수 입찰 참여를 검토했다가 최종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알은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또 다른 D2C 기업이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온라인 자사몰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펼치며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등 뷰티 브랜드 등을 운영한다. 아이유가 입은 트레이닝복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 널디, 건강기능식품 글램디도 이 회사 브랜드다. 지난 9월엔 뷰티 제품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코스메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노디너리 지분 17%를 사들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재무적투자자(FI)의 러브콜도 잇따른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등 각종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 연이어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가 자진 철회한 이 기업은 실적을 키워 상장을 재추진할 전망이다.
마약베개, 블랙몬스터 다운펌으로 유명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일찍이 소프트뱅크벤처스 선택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2017년 소프트뱅크벤처스가 65억원 규모의 이 회사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며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매출은 2016년 41억원에서 2019년 1315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초 정지우 전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하며 조직 재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 디즈니 지식재산권(IP)을 상품 기획에 활용할 바탕을 마련했다.
D2C가 M&A에서 영향력이 커진 이유는 시장 성장 전망과 관련이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에서 D2C 매출은 2019년 766억여 달러(약 90조원)에서 2023년 1749억여 달러(약 206조원)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은 D2C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에 대한 장악력을 키울 수 있다. 일례로 나이키는 2019년 아마존 사이트에서 자사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래 D2C 채널을 중심으로 전체 실적이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