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인한 긴축 가속화 우려감에 국내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달 초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조원가량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다시 '팔자' 기조로 바뀌고 있고 코스피는 3000 선이 깨졌다. 매파적 메시지에 대한 경계심리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모양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0.05% 오른 2989.39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2822.73으로 저점을 찍고 6%가량 상승하며 급반등에 성공한 코스피는 12월 FOMC를 목전에 두고 3000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달 초부터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던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달 9일부터 거세진 탓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에서 약 2조45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달 10일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거세지기 시작했다. 10~15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2604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이 3535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12월 FOMC를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흥국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FOMC를 통해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늘리고 테이퍼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보통 금리가 올라 유동성이 축소되면 위험자산 시장인 증시는 약세를 띠게 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 기관투자자 수급이 집중되고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종목을 담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가 유사했던 2016년과 비교해 보면 정보기술(IT)·헬스케어·미디어 업종이 당시 코스피 대비 약진했다"며 "해당 업종 특징은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이 FOMC 이후에도 지속되거나 내년 이익 기대감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였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